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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00:10
2014. 5. 5. 23:51 생각 메모

지난주 토요일, 자주 가는 시골가게에 나들이겸 놀러갔다. 한적하고 조용해서 종종 놀러가던 곳이다.

그런데 가게에 거의 다다르자 엄청나게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것이었다. 왕복 2차선 도로 양 옆으로 차들이 길게 주차되어 있어 1차선 도로로 변해버렸다.


[차에 비친 햇빛을 찍기 위한 사진인데, 이런 식으로 차가 길게 주치되어 있었다.]


평소 한산하던 이 곳의 처음 보는 풍경에 신기해 하며 마침 한 자리 남은 곳에 주차하고 가게로 걸어갔다. 알고 보니 이곳에서 결혼식이 있는 것이었다. 

야외 결혼식, 사실 이곳이 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거나, 공간이 넓은 장소가 아닌데 특이하게도 결혼식을 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이 근처 학교 선생님이 결혼하시는 모양이었다.

이 지역은 뜻이 있어 귀농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유기농, 자연주의 이런 것에 주관이 뚜렸한 사람들이 모여 한다. 때문에 그런 마인드를 담은 학교도 지어서 운영하는데, 그 학교 선생님이 결혼하시는 모양이었다.



우리는 미리 사온 밥버거를 먹으며 구경하였는데, 색다른 풍경에 사람들도 북적이니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결혼식을 보니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진행이 되었다. 지인들이 두 사람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고, 축가는 학생들처럼 보이는 아이가 잘 부르진 않았지만 연주에 맞춰 부르고. 그 장면들이 참 좋아 보였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나는 왜 결혼할 때 그렇게 경직되게 딱딱하게 틀에 박혀 했을까?' 였다.

어차피 결혼은 두 사람이 하나의 가정을 이루는 것이고, 결혼식은 그것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자리인데 그렇게 생각하면 순서가 무에 중요하고 형식이 뭐가 그리 중요하겠는가?

축가는 못 부르면 어떻고, 실수하면 어떠겠는가? 즐거우면 그만이지. 결혼하는 부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고, 신랑이나 신부도 와준 사람들에게 한마디 하고 그렇게 즐겁게 식을 치루면 되는 것인데...


그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다. 처음하는(?) 결혼식인지라 남들하는데로 해야 한다는 생각만 있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결혼식을 해치울(?) 것이다. 결혼식을 두번하지 않고서야 그런 여유와 자유로움을 가지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결혼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이런 생각을 좀 전해 주어야 겠다.

하지만 그래도 결혼을 하고 나야 내가 해주는 말도 이해가 될 것 같다. 사람 사는게 다 그런게 아니겠는가?

살면서 형식이 중요할 때가 있지만, 또 형식에 얽매이다 보면 그 의미를 잊게 되는 경우가 있다. 본질을 잊지 말고 살 아야 겠다.




posted by 시골남자